KH179 155mm 견인곡사포 / Korean Howitzer179 155mm 견인곡사포 / 대한민국 포병의 주력 견인곡사포 심층 분석
대한민국 국군의 포병 전력에서 K9 자주곡사포가 등장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 주력의 한 축을 담당했으며, 지금도 후방 및 예비 전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화포가 있습니다. 바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된 KH179 155mm 견인곡사포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의 M114 곡사포를 대체하고 성능을 대폭 개량하여 탄생한 KH179의 개발 배경부터 상세 제원, 특징, 운용 방식, 그리고 현재의 위치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KH179 155mm 견인곡사포는?
Korean Howitzer 179는 대한민국 국군이 운용하는 155mm 견인포입니다.
1970년대 초반 미국과 공동으로 M114 155mm 곡사포의 성능 개량을 검토하다가 성능개량 계획이 무산된 이후 1979년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된 최초의 국산 155mm 견인곡사포입니다.
당시에 M2 / M101 계열 105mm 곡사포를 라이선스 생산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과학연구소의 개발을 통해 155mm 39구경장으로 재설계해서 사거리를 연장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기존에 운용하고 있던 M114의 포신보다 두 배 정도로 길게 설계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으며 여러 가지 기술개선으로 인해 운용 편의성이 증대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포구제퇴기의 도입, 주퇴복좌기와 평형기를 유기압식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포 잭을 수평잭으로 교체하고 가신 손잡이를 넓혀서 기존 4명 대비 6명이 잡고 들 수 있도록 개선, 거기에다가 가신과 포륜 포신 간의 균형을 잘 맞춰놓으면서 M114 대비 가신을 들기가 크게 용이해졌습니다.
탄생 배경 - M114의 한계와 국산화의 필요성
1970년대 대한민국 국군은 노후화된 미제 M114 155mm 견인곡사포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M114는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에 개발된 화포로, 성능 면에서 북한군의 신형 장비에 비해 열세에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짧은 포신(23구경장)으로 인해 사거리가 짧다는 점이 큰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포병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과 공동으로 M114의 성능 개량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되면서, 한국은 독자적인 155mm 곡사포 개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미 105mm 곡사포(KM101)의 면허 생산 및 역설계를 통해 기술적 기반을 쌓아가던 국방과학연구소는 1979년, KH179 개발에 착수합니다.
이는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155mm 견인곡사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개발 목표는 M114를 개량하되, 당시 미군의 신형 주력 견인포인 M198(39구경장)에 준하는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KH179의 주요 제원
현대위아(구 기아기공)에서 생산된 KH179는 M114 대비 사거리, 신뢰성, 운용 편의성 등 여러 면에서 향상된 성능을 자랑합니다.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 제원 |
제작사 | 현대위아 (舊 기아기공) |
구경 | 155mm |
구경장 | 39 |
길이 | 10.389m (이동시) |
포신길이 | 7.013m (7.08m로 표기되기도 함) |
폭 | 2.438m (이동시) |
높이 | 2.360m (이동시) |
중량 | 6,890kg (6.89톤) |
부앙각 | -5°〜65° (0 ~ 1275 밀) |
좌우사각 | 좌 418 밀, 우 448 밀 |
발사속도 | 지속 분당 2발, 최대 분당 4발 |
사정거리 | 일반 고폭탄(HE) : 18.1km 로켓보조추진탄(RAP) : 30km |
KH179 성능 향상과 특징
KH179는 M114A2 대비 두 배 가까이 길어진 39 구경장 포신을 채택하여 사거리를 대폭 늘렸습니다.
또한 여러 기술 개선을 통해 운용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 포구 제퇴기 도입
- 포구에 제퇴기(Muzzle Brake)를 설치하여 사격 시 발생하는 반동(주퇴력)을 35~40%가량 감소시켰습니다.
- 이는 더 강력한 장약을 사용하여 포탄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있게 하는 핵심적인 개선입니다.
- 주조제 제퇴기는 나사 고정식으로 정비 시 분리가 가능합니다.
• 유기압식 주퇴복좌기 및 기압식 평형기
- 가스와 오일을 사용하는 유기압 방식의 주퇴복좌장치를 통해 사격 반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며, 기압식 평형기를 사용하여 포신의 고각 조절이 M114의 스프링식보다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 운용 편의성 증대
- 수평잭으로 교체된 포 잭, 6명이 잡고 들 수 있도록 넓어진 가신 손잡이 등을 통해 M114 대비 가신을 들기가 용이해졌습니다.
- 포륜을 지렛대 지지점으로 삼아 무게 중심을 잘 맞춘 설계 덕분에 전체적으로 이동 및 방열이 M114보다 편해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 경량화 및 공중 수송 능력
- 포방패(장갑판)를 제거하는 등 각 부의 경량화가 이루어져 6.9톤급의 중량으로 CH-47 치누크 헬기나 C-130 수송기로 운송이 가능합니다.
• 분리 장전 탄
- 포탄과 장약이 분리된 구조로 다양한 종류의 탄약과 장약을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이는 전 세계 대부분의 155mm 곡사포가 공유하는 특징입니다.
• 조준 장치
- 직사 및 곡사 사격 모두 가능하며, 3.5배율 L형 조준경으로 직사(유효사거리 1,500m)를, 4 배율 파노라마식 조준경으로 간접 사격을 수행합니다.
- 수치와 수포는 트리튬 처리되어 야간 시인성을 확보했습니다.
• 안정적인지지
- 가신 끝의 발톱 2개와 하부 포가 아래의 발사판이 3점 지지 형태를 형성하여 안정적인 사격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KH179 운용상의 제약 및 단점
KH179는 성능 향상에도 불구하고 견인포 특유의 운용상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 고된 방열 과정
- 약 7톤에 달하는 포를 설치하고 사격 준비를 마치는 방열 과정이 전적으로 인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우 고됩니다.
- 충분히 숙련된 포반이 긴급 방렬 시 4분 이내를 목표로 하지만, 실제 훈련에서는 안전 점검 등으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동 시에는 이 과정을 역순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 특히 80kg에 달하는 가신 발톱을 결합/분리하고 7톤 포를 인력으로 들어 올리는 '자키질' 작업은 육체적 부담이 매우 크고 부상 위험이 있습니다.
• 인력 소요
- 105mm 견인포에 비해 운용에 필요한 인원이 많습니다.
- 최소 사격 인원은 5명이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7~8명 이상이 필요하며, 편제 상으로는 11~12명(동원 포함 15명)까지 구성되기도 합니다.
- 이는 자동화된 최신 견인포나 자주포에 비해 많은 인력입니다.
• 안전 문제
- 폐쇄기를 닫을 때 왼손 손가락이 끼일 위험이 있어 특별한 주의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 노후화
- 1983년부터 생산/배치되어 노후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용 탄종과 장약 - 다양한 선택지
KH179는 분리 장전 방식 덕분에 다양한 155mm 표준 탄약 및 장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주요 탄약은 풍산(고폭탄류)과 삼양화학공업(특수탄)에서 생산합니다.
1) 주요 탄약
• KM107 고폭탄(HE)
- 서방 포병대의 표준 탄약인 M107의 국내 라이센스 생산형입니다.
- 가장 저렴하고 신뢰성 높으며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주력 탄약입니다.
- TNT 작약을 사용하며 사거리는 장약 종류에 따라 14~18.1km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 지원되기도 했습니다.)
• KM549A1 로켓보조추진탄(RAP)
- M549A1의 국내 라이센스 생산형입니다.
- 탄 하부의 로켓 추진제를 이용해 사거리를 연장한 탄약으로, KM203 적색 8호 장약과 함께 사용할 경우 최대 30km까지 사격이 가능합니다.
- 다만 일반 고폭탄보다 작약량이 적고 공산 오차가 큰 편입니다.
• K305 이중목적개량고폭탄(DPICM)
- 한국 독자 개발의 확산탄으로, 88개의 자탄을 살포하여 넓은 지역의 인마 및 장갑 차량을 타격합니다.
- 국제적으로 논란이 있는 탄종이나 한국군에서는 중요하게 운용하고 있습니다.
• KM110A1 백린연막탄(WP)
- M110A1 백린 연막탄의 국내 라이선스 생산형입니다.
- 짧은 시간 내에 고밀도 연막을 형성하여 긴급 상황에 사용됩니다. 인화성이 강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이 외에도 지뢰살포탄, 연막탄, 조명탄 등 다양한 특수 탄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주요 장약
• M3A1(녹색장약)
- 근거리 사격용 장약입니다.
- 1호부터 5호까지 조절 가능하며 최대 사거리는 9.7km입니다.
-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 M4A2/KM4A2(백색 7호)
- 가장 표준적이고 범용적인 장약입니다.
- 3호부터 7호까지 조절 가능하며 KM107 고폭탄 사용 시 최대 14.6km의 사거리를 제공합니다.
• KM109A1(백색 8호)
- 백색 7호보다 긴 사거리를 제공하는 단일 장약입니다.
- KM107 고폭탄 사용 시 최대 18km의 사거리를 낼 수 있습니다.
• KM203(적색 8호 / 슈퍼 8호)
- KH179가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장약입니다.
- 주로 KM549A1 RAP탄과 함께 사용되며, 최대 사거리 30km를 가능하게 합니다.
- 압력이 매우 강하여 사격 시 포반원들은 안전거리 밖으로 물러나야 합니다.
운용 현황과 미래 - 후방 배치와 새로운 가능성
1983년부터 한국 육군에 배치된 KH179는 K9 자주포가 전력화되기 전까지 한국 포병의 핵심 전력이었습니다.
특히 K55 자주포(초기 모델 사거리 24km)보다 긴 30km의 최대 사거리는 적 종심 타격 능력 면에서 중요한 이점이었습니다.
하지만 K9 자주포의 대량 보급과 K55 자주포의 성능 개량(K55A1, 사거리 32km)이 완료되면서, KH179는 점차 일선 부대에서 물러나 후방 부대나 예비군용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규 포병대대 중 KH179를 운용하는 부대는 소수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통폐합 또는 장비 교체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비록 노후화와 운용의 어려움으로 인해 일선에서는 물러나고 있지만, KH179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대당 약 1억 2천만 원)과 30km 이상 사거리를 갖는다는 장점 때문에 완전히 퇴역하지 않고 있습니다.
M114와 마찬가지로 전시 대비 물자로 치장되거나, K105A1 자주포처럼 차륜형 자주포로 개량되어 예비군 화력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KH178(KH179와 유사한 장포신) 기반의 경량화 차륜형 자주포가 ADEX 2023에서 공개되는 등, KH179의 기술적 유산은 새로운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외 수출 - 또 다른 활약
KH179는 국내 운용량보다 해외 수출량이 더 많을 정도로 국제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1991년 칠레에 16문, 2010년 인도네시아에 3개 대대분 54문이 수출되었습니다.
특히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에 판매된 KH179는 이란이 이를 참고하여 자체적인 155mm 견인곡사포(HM-41) 및 차륜형 자주포를 개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얀마 육군도 100문 이상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H179의 유산 - 한국 포병 발전의 이정표
KH179 155mm 견인곡사포는 한국이 M114라는 구형 화포에 의존하던 시대를 넘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현대적인 155mm 곡사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어려운 개발 과정과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성공을 이뤄냈으며, 이를 통해 축적된 기술과 경험은 K9 자주포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화포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비록 현재는 자주포에 밀려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지만, KH179는 대한민국 포병 전력의 현대화와 한국 방위산업 발전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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