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5 자주곡사포, 대한민국 포병의 든든한 허리 / 대한민국 국군의 기계화 시대를 이끈 주력 화포
대한민국 육군 포병 전력의 핵심이자 1980년대 이후 오랫동안 전선의 든든한 화력 지원군 역할을 수행해 온 K55 자주곡사포는, 미군의 M109A2 자주포를 국내에서 면허생산하며 한국군 기계화의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K55 자주곡사포는?
K55 자주곡사포는 미군의 M109A2 자주포를 라이선스 생산한 대한민국 국군의 155mm 자주포 제식병기입니다.
1985년부터 총 1,180문을 생산했으며 현재 전량 K55A1으로 성능개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K55 자주곡사포는 원본인 M109A2에 화생방방호시스템을 추가하고 할론 소화기를 장착하는 등 10여 가지 요소를 개량했으며 주한미군에서는 M109A2K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탄생 배경과 역사
한국전쟁 이후 M2, M46 등 견인포 위주의 포병 전력을 운용하던 대한민국 국군은 1970년대 KH-179 견인곡사포의 성공적인 국산화를 통해 포병 전력 증강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빠르게 기계화되어 가던 전력 체계 속에서 견인포는 점차 기동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전차와 함께 기동하며 신속하게 화력을 지원할 수 있는 자주포의 필요성이 절실해졌고, 이에 국방부는 자체 개발보다는 당시 세계적으로 널리 운용되며 성능이 검증된 미군의 M10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결정합니다.
특히, M109의 개량형인 M109A2 모델을 면허생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여 기술 습득과 전력 확충을 동시에 꾀했습니다.
1985년부터 삼성테크윈(현 한화디펜스)이 라이선스를 획득하여 국내에서 생산을 시작, 1996년까지 총 1,180여 문이 생산되어 육군 및 해병대 포병 부대에 대량 배치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포병의 주력 화포로 자리 잡았습니다.
K55라는 제식명칭에는 흥미로운 비화가 있습니다.
원래 무기 명칭 체계상 원본 모델명에 접두사를 붙여 'KM109A2'가 되어야 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정부 문서에는 해당 명칭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삼성테크윈 내부에서 사용하던 프로젝트 명칭 'K55'가 간결하고 발음하기 쉬워, 일선 부대에 보급되면서 비공식적으로 이 이름이 널리 사용되었고, 결국 제식명처럼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주한미군에서는 이 자주포를 'M109A2K'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K55 자주곡사포 주요 제원
분류 | 제원 |
종류 | ◦ 자주포 |
사용년도 | ◦ 1986년 ~ 현재 |
제조사 | ◦ 삼성테크윈 (현 한화디펜스) |
가격 (생산 당시) | ◦ 약 10억 원 |
중량 | ◦ 26톤 |
길이 | ◦ 9.12m |
포신 길이 | ◦ 6.045m |
폭 | ◦ 3.15m |
높이 | ◦ 3.28m |
주 무장 | ◦ 155mm 39구경장 곡사포 (M185 주포, M178 포가) |
보조 무장 | ◦ 12.7mm K6 중기관총 |
연사 속도 | ◦ 최대 분당 4발 |
사거리 | ◦ 통상탄 : 약 18km ◦ 로켓추진고폭탄(RAP) : 약 24km |
장갑 | ◦ 5083 알루미늄 합금 |
엔진 | ◦ 디트로이트 디젤 8V71T (405마력) |
최고 속도 | ◦ 56km/h |
사용 장약 | ◦ 7호 장약, 8호 장약 |
사용 탄약 | ◦ 고폭탄(HE) ◦ 로켓추진고폭탄(RAP) ◦ 백린탄(WP) ◦ 이중목적고폭탄(DPICM) ◦ 조명탄 ◦ 지뢰살포탄 등 |
특징과 운용상의 한계점
K55 자주곡사포는 원본인 M109A2에 화생방 방호 시스템(할론 소화기 포함) 등 한국군 환경에 최적화된 10여 가지 개량 요소가 적용되었습니다.
미군은 이를 M109A4와 동급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개발된 K-9 자주곡사포와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구형 장비로서의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 '궤도 달린 KH-179'의 실상
- K55는 장갑을 갖추고 자력 기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막상 포 사격을 위한 방열 과정은 상당 부분 수작업에 의존하여 '장갑차에 얹혀진 KH-179'와 같은 운용 개념에 가까웠습니다.
- 특히 사격 시 차체 안정화를 위해 후방에 설치된 스페이드(Spade)를 땅에 박아 고정해야 했습니다.
- 아무리 숙련된 포반원이라도 초탄 발사까지 대략 2분에서 11분가량이 소요되었으며, 이는 조종수의 주차 능력과 포반의 숙련도에 크게 좌우되었습니다.
KH179 155mm 견인곡사포 / Korean Howitzer179 155mm 견인곡사포 / 대한민국 포병의 주력 견인곡사포 심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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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동 방열의 고단함
- 사격 통제는 관성항법장치(INS)나 위성항법장치(GPS) 없이 자침에 의존한 측각기와 겨냥틀을 이용하여 수동으로 이뤄졌습니다.
- 편각(좌우 각도) 수동 유압장치는 한 바퀴 돌리면 10밀(mil)이 돌아가며, 포탑을 10도 돌리려면 18바퀴를 돌려야 하는 등 상당한 육체적 노고가 필요했습니다.
• 사거리의 아쉬움
- K55는 KH-179 견인포와 동일한 39구경장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주퇴복좌기의 후퇴 길이가 짧아 반동 흡수 능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 이로 인해 고성능 장약인 KM-203(슈퍼8호 장약)을 사용할 수 없었고, 항력감소탄(BB탄)도 차체 설계의 한계로 운용할 수 없었습니다.
- 따라서 로켓추진고폭탄(RAP) 사용 시 최대 사거리가 약 24km에 그쳐, KH-179의 RAP탄 사거리(30km)에 미치지 못했고, K9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40km)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수준이었습니다.
• 현대전 교리와의 간극
- 자체적인 무선 통신망을 갖추지 못해 사격지휘소(FDC)와의 통신을 유선으로 연결해야 했습니다.
- 이는 신속한 초탄 발사 및 진지 변환(Shoot and scoot)이 필수적인 현대전 교리에 뒤처지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 열악한 승무원 환경
- K55에는 냉방 장치나 양압(Positive Pressure) 방식의 화생방 방호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 이로 인해 한여름 작전 시 승무원실 내부는 '찜통 불가마'로 변해 승무원의 피로도를 가중시켰고, 화생방 상황 발생 시 효과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복잡한 조종
- K9 자주포의 자동 변속기와 달리 K55는 반자동 변속기를 채택하여 조종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 특히 저단 기어에서의 제자리 조향 방식은 조종수의 숙련된 감각을 요구했으며, 기어 변속 중 기어가 빠지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험한 지형이나 내리막길에서는 조종수의 사전 답사와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운용과 역할
K9 자주곡사포가 양산된 이후, K55는 우선순위에 따라 전방 기계화 부대와 군단 포병여단에서 K9으로 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KH-179 견인포를 사용하던 일반 보병사단의 포병 연대 부대로 K55가 배치되는 '밀어내기식'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 육군과 해병대의 주력 포병 부대들은 대부분 K9 또는 K55로 무장하게 되었고, 소수 동부전선 산악 부대만이 지형적 특성 등으로 견인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록 단점이 많고 구형 장비로 취급되지만, K55 자주포는 준수한 기동성과 155mm 구경의 강력한 화력으로 보병 화력 지원 등 '수적 주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대한민국 국군의 포병 전력을 굳건히 지탱해왔습니다.
특히 북한군에 대한 우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관련 차량
K55 차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계열 차량이 존재했습니다.
• K66 탄약운반장갑차
- K55의 차체를 이용해 개발되었으나, 사업 도중 비리 의혹으로 취소되었습니다.
- 단순 장갑화된 탄약 운반 차량으로 K55와 직접 연결되어 탄약을 보급하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 K77 사격지휘장갑차
- K55용 사격지휘소(FDC) 차량으로, 역시 K55의 차체를 이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사건 및 사고
2016년 4월 25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길등재에서 야외 전술훈련을 위해 이동하던 해병대 1사단 소속 K55 자주포 1대가 도로 옆 5m 아래로 추락하여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자주포에 탑승하고 있던 해병대원 1명이 순직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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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를 향한 발판
세계에서 미군 다음으로 M109 자주포 계열을 가장 많이 운용하던 국가였던 대한민국은, 미 육군이 경량화 정책으로 M109의 운용 수를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현 미군의 2배 규모로 M109 계열의 최대 사용국이 되었습니다.
K55 자주포는 대한민국 국군의 기계화 시대를 열고 포병 전력의 현대화를 이끈 중요한 연결고리였습니다.
오랜 시간 전선을 지켜온 K55의 노후화와 현대전 교리에서의 한계는 불가피했지만, 이는 곧 K9 자주포의 개발과 K55A1으로의 대규모 성능 개량 사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K55는 K55A1으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여전히 대한민국 포병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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