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00 장갑차, 대한민국 기계화 보병의 심장 / 한국형 보병전투차 K200 개발부터 최신 개량까지
이번 포스팅에서는 K200 장갑차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K200 장갑차의 외형을 처음 본다면 미국의 M113 장갑차와 매우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발 초기 M113을 참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K200은 단순히 복제한 것이 아닌 우리 군의 요구사항과 기술 수준에 맞춰 독자적으로 개발된 장비입니다. 초기에는 '한국형 보병전투차(KIFV)'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M113과 마찬가지로 보병의 탑승 및 전투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개발 비화부터 기술적 특징, 다양한 파생 모델, 그리고 최신 개량 계획까지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K200 장갑차는?
대한민국에서 국산 보병전투차를 목표로 M113을 참고해 만든 대한민국 국군의 병력수송장갑차입니다.
APC(병력 수송 장갑차)로는 1700여 대, 계열차량은 800여 대 운용 중으로 현재 대한민국 육군, 대한민국 해병대,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용 중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보병전투차라고 분류하기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기동력은 높으나 화력과 방어력은 현시점의 보병전투차에 비할 바가 못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개발의도와 승차/하차 보병과 함께 전투하는 운용개념은 처음부터 IFV로 만들어진 차량이긴 하나 차량 자체의 스펙은 보병수송용 장갑차에 더 가깝습니다.
| K200 | |
| 중량 | ◦13.2톤 |
| 전장 | ◦5.48m |
| 전폭 | ◦2.84m |
| 전고 | ◦2.51m |
| 승무원 | ◦3명(승무원) + 9명(보병) |
| 무장 | ◦M60 기관총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 K6 중기관총 ◦Metis-M 대전차 미사일 |
| 엔진 | ◦D2848M 디젤엔진 (K200) |
| 마력 | ◦D2848M (280HP) |
| 변속기 | ◦T-300 (K200) |
| 현가장치 | ◦토션바 |
| 최대속도 | ◦74km/h (K200) |
| 수상속도 | ◦최대 7 km/h |
| 항속거리 | ◦480km |
| 개발년도 | ◦1978년~1984년 |
| 실전배치 | ◦1985년 (K200) |
| 생산량 | ◦2500대 이상 |
척박한 환경 속에서 피어난 K200
1970년대, 한국군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독자적인 방위력 강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특히 기계화 보병 전력의 핵심인 장갑차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죠.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율곡사업의 일환으로 K200 장갑차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궤도차량 설계 기술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습니다.
M113 장갑차를 운용하며 얻은 경험과 정비 도면이 거의 유일한 지침서였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대우중공업(現 HD현대인프라코어) 연구진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밤샘 연구를 거듭하며 기술 자립을 향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특히 M113의 차체 구조와 구동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군의 작전 환경과 요구 사항에 맞춰 설계를 수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바로 엔진 문제였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K200에 탑재할 만한 적합한 엔진이 없어 대우중공업이 MAN 사로부터 면허 생산하던 버스 및 트럭용 D2848 계열 엔진을 개조하여 사용해야 했습니다.
초기 생산된 엔진은 성능과 내구성 면에서 여러 문제를 드러내 '이판사판 엔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통해 양산형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해결되었습니다.
K200의 기술, 숨겨진 매력
K200 장갑차는 단순한 병력 수송 기능을 넘어 다양한 기술적 특징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 차체 구조 및 방어력
- K200의 차체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어 경량화와 함께 일정 수준의 방어력을 제공합니다.
- 전면 장갑은 12.7mm 기관총탄에 대한 방호력을 가지며, 측면은 초기 모델의 경우 7.62mm 철갑탄 방호가 가능했습니다.
- K200A1 모델에서는 측면에 부가 장갑을 장착하여 12.7mm 방호력을 확보했습니다.
- 차체 내부는 공간 장갑 구조로 설계되어 피탄 시 충격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다만, 북한군이 주로 사용하는 14.5mm 기관총탄에 대한 방어는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가지고 있습니다.
• 기동 성능
- K200은 토션바 현가장치를 채택하여 야지에서의 안정적인 기동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보기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으며 험준한 지형에서도 비교적 뛰어난 주행 능력을 보여줍니다.
- K200 모델은 반자동 변속기(T-300)를 사용하여 운전병의 숙련도가 요구되었지만, K200A1 모델은 자동 변속기(X-200-5D)를 채택하여 조종 편의성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 수상 도섭 능력
- K200의 가장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수상 도섭 능력입니다.
- 차체 양쪽에 장착된 물갈퀴 형태의 돌기가 궤도 회전 시 추진력을 발생시켜 물 위를 나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다만, 워터제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수상 속도는 느리고 조향 성능도 제한적입니다.
- K200 조종수의 경험에 따르면, 좁은 하천이나 유속이 느린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도하하는 것이 주목적이며,, 넓은 강이나 빠른 유속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 내부 구조
- K200 내부에는 3명의 승무원과 9명의 보병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 좌석은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으며, 좁은 공간이지만 효율적인 병력 수송을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 K200 조종수 경험처럼,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이 탑승하고 험한 야지를 달리다 보면 불편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 하지만 내부 바닥에는 배수 구멍이 있어 물이 들어왔을 경우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은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K200의 파생 모델들
K200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된 다양한 파생 모델들은 각자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하며 대한민국 국군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 K263/263A1 자주발칸포
- M61 발칸포를 탑재하여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와 지상 목표에 대한 강력한 화력을 제공합니다.
- 사수가 외부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지만, 긴 사거리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방공 및 지상 지원 임무를 수행합니다.
• K242/242A1, K281/281A1 자주박격포
- 4.2인치 및 81mm 박격포를 탑재하여 기계화 부대에 근접 화력 지원을 제공합니다.
- 경량화된 차체를 통해 신속한 전개가 가능하며, 일부 기계화 사단에서는 K242의 수량 부족으로 K532 장갑차를 대신 운용하기도 합니다.
• K288/288A1 구난장갑차
- 전투 중 손상된 K200 계열 차량을 회수하고 정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 윈치와 크레인을 이용하여 견인 및 부품 교체가 가능하지만, K21이나 K-30 비호 등 더 무거운 장비는 견인할 수 없어 신형 구난장갑차 개발의 필요성을 낳았습니다.
• K277/277A1 지휘장갑차
- 대대급 지휘소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통신 장비와 작전 지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 일반 K200보다 차체가 높아 지휘관이 서서 작전을 지휘하기에 용이합니다.
• K216/216A1 화생방정찰장갑차
- 화학 및 생물학 작용제 오염 지역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 내부 양압 시스템과 자동 분석 장비를 통해 안전하게 오염 지역을 정찰할 수 있습니다.
• K221 발연장갑차
- 적의 시야를 차단하는 연막을 생성하여 아군 부대의 이동이나 작전을 은폐하는 데 활용됩니다.
- 가시광선 및 적외선 차단 연막을 모두 발사할 수 있습니다.
• K255 탄약운반장갑차
- K55 자주곡사포에 탄약을 보급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K66에 밀려 실전 배치되지 못하고 제한적으로 운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K-30 비호, K-31 천마
- K200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된 자주대공포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입니다.
- K200보다 차체가 길고 강력한 대공 무기를 탑재하여 저고도 공중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 KSM-120 비격 자주박격포
- 자동화된 120mm 박격포를 탑재하여 기존 4.2인치 자주박격포보다 향상된 사거리와 화력을 제공합니다.
- 신속하고 정확한 화력 지원이 가능하여 기계화 부대의 작전 능력을 크게 향상합니다..
• KAFV 시리즈
- K200 차체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보병 전투 장갑차 시제 모델입니다.
- 25mm, 30mm, 40mm, 90mm 포탑을 장착한 모델들이 개발되었지만, K-21 개발 사업으로 인해 실전 배치되지는 못했습니다.
K200 운용의 현실
K200을 실제 운용해 본 사람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K200 운용의 현실적인 측면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극악의 승차감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K200의 승차감은 정말이지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 특히 야지 훈련 시 궤도의 진동은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듯한 불쾌감을 선사했다고 합니다.
- 장시간 탑승 후 하차할 때면 엉덩이와 무릎 등 관절 곳곳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극악의 승차감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 귀를 찢는 듯한 소음
-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이 밀착해 앉아 있는 상황에서 엔진 소음과 궤도 소음이 뒤섞이면 내부 소음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 무전기 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 여름엔 찜통, 겨울엔 냉장고
- K200의 냉난방 시스템은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 여름에는 햇볕에 달궈진 차체가 그대로 열기를 전달하여 찜통을 방불케 했고, 겨울에는 히터 성능이 미흡하다고 합니다.
- 특히 일부 부대에서 히터 사용이 금지된 경우에는 냉기가 차체에 그대로 머물러 거대한 냉장고와 다름없는 환경이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 고되고 험난한 정비
- K200은 도입된 지 오래된 장비인 만큼 평상시 정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매일 실시하는 일일 정비부터 주간, 월간, 반년, 연간 정비까지, 끊임없이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야 했다고 합니다.
- 특히 야외 훈련 후에는 흙과 먼지로 뒤덮인 장갑차를 청소하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다행히 내부 의자와 하판을 분리하여 청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 궤도 이탈의 아찔함
- 훈련 중 궤도가 이탈하는 상황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무거운 궤도를 다시 연결하는 작업은 많은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며,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습니다.
- 생각보다 이런 궤도 이탈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K200의 미래 - K200A2로의 진화
오랜 시간 대한민국 기계화 보병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해 온 K200 장갑차는 노후화에 따라 성능 개량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K200의 성능을 대폭 향상하는 K200A2 개량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K200A2는 기존 K200A1 모델에 다음과 같은 최신 기술들을 적용하여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입니다.
• 원격 무장 통제 체계(RCWS)
- 차내에서 안전하게 외부의 적을 제압할 수 있도록 기관총 등을 원격으로 조작하는 시스템입니다.
• 양압 장치(냉방 겸용)
- 화생방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공기를 외부보다 높게 유지하는 장치이며, 냉방 기능까지 추가되어 쾌적한 내부 환경을 제공합니다.
• 조종수 열상 잠망경
- 야간이나 악천후 속에서도 시야 확보를 용이하게 하여 조종수의 생존성을 높입니다.
• 자동 소화 장치
-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진압하여 승무원과 장비의 안전을 확보합니다.
• 일체형 고무 궤도
- 기존 금속 궤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고 내구성이 향상된 고무 궤도를 적용하여 승차감과 기동성을 개선합니다.
• 디지털 전장 관리 체계
- 실시간으로 전장 정보를 공유하고 지휘 통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입니다.
• 한국형 EAAK 아머
- 증가 장갑을 장착하여 방어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K200A2 개량 사업을 통해 K200 장갑차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대한민국 기계화 보병의 핵심 전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200 장갑차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온 역사적인 장비이며, 끊임없는 발전을 통해 미래 전장 환경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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