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1 복합소총 / 실패한 대한민국 무기 K11 복합소총 / 대한민국 차세대 소총 개발의 어두운 그림자
이번 포스팅은 대한민국 국군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차세대 소총, K11 복합소총에 대한 이야기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한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무기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20년 가까운 개발 기간과 1,85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 낭비, 그리고 끊임없는 결함과 논란 속에 사업이 완전히 중단된 K11의 흥망성쇠를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K11 복합소총 개요
2000년에 개발착수하여 2008년 전투적합판정을 받아 2010년부터 보급된 공중폭발 유탄발사기와 자동소총의 결합된 복합(구경)개인 화기입니다.
ADD 주관하에 화기는 SNT, 사통장치는 이오시스템, 탄환은 한화가 개발했습니다.
과거 미군에서 연구되었던 XM29의 영향을 짙게 받은 무기로 개인화기로 개발되었던 XM29와 달리 분대 40mm 유탄발사기 K201 대체를 목표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전투적합판정을 받고 보급되었음에도, 양산품에서 수차례의 고질적인 폭발 사고, 총기파손, 탄환 결함, 탄걸림, 사통장치 결함, 개발사의 시험성적서 조작 등의 사건과 홍역이 이어지면서 사용중단/원인규명/제품수정의 과정을 수차례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2018년 개발예산이 대폭삭감되었고, 2019년 12월 5일 방위사업청이 공식적으로 사업 포기를 결정하면서 제식에서 끝내 퇴출된 대한민국의 실패한 무기입니다.
K11 K11 복합소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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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형 / K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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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형 / K11 Block II | |
종류 | 복합소총 |
원산지 | 대한민국 |
이력 | |
역사 | 2010년~2019년 |
개발 | SNT모티브 이오시스템 한화 |
개발년도 | 2000년~2019년 |
생산 | SNT모티브 |
생산년도 | 2010년~2019년 |
단가 | 약 6,000,000원(화기 모듈) 약 10,000,000원(사통장치) |
사용국 | 대한민국 |
기종 | |
원형 | XK11 |
파생형 | STG-20 |
제원 | |
탄약 | 5.56×45mm NATO(5.56mm 모듈) 20×30mm HEAB[5](20mm 모듈) - K167 공중폭발탄 - K168 연습탄 |
급탄 | 30발들이 STANAG 탄창(5.56mm 모듈) 5발들이 박스탄창(20mm 모듈) |
작동방식 | 가스 직동식, 회전 노리쇠 방식(5.56mm 모듈) 볼트액션 방식(20mm 모듈) |
총열길이 | 310mm(5.56mm 모듈) 405mm(20mm 모듈) |
전장 | 860mm |
중량 | 6.5kg(초기형) 5.5kg(개량형) |
강선 | 6조 우선, 7인치에 1회전(5.56mm 모듈) 9조 우선, 15.7인치에 1회전(20mm 모듈) |
발사속도 | 650~950RPM(5.56mm 모듈) |
탄속 | 960m/s(5.56mm 모듈) 200m/s(20mm 모듈) |
유효사거리 | 300m(5.56mm 모듈) 500m(20mm 모듈) |
K11 복합소총 개발의 시작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각국 군대는 미래 전장의 불확실성과 새로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개인화기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한 OICW (Objective Individual Combat Weapon) 사업은 기존 소총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엄폐된 적이나 비정형적인 목표물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 능력을 제공하는 공중 폭발탄 기능은 미래 전장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 역시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2000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K11 복합소총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습니다.
목표는 단순히 외국의 기술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 화기를 개발하여 전력 증강에 기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화기 개발을 담당한 SNT모티브 (당시 S&T모티브), 사격 통제 장치 개발을 맡은 이오시스템, 그리고 탄환 개발을 담당한 한화 등 국내 유수의 방산업체들이 참여했습니다.
K11 복합소총의 기술적 특징
K11 복합소총은 당시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혁신적인 무기였습니다.
5.56mm 자동소총과 20mm 공중 폭발탄 발사기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이중 총열 구조는 K11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 듀얼 칼리버 시스템의 융합
- K11은 하부에 기존의 5.56 ×45mm NATO 표준탄을 사용하는 자동소총 모듈을, 상부에는 새롭게 개발된 20 ×30mm HEAB (High-Explosive Air Bursting) 공중 폭발탄을 사용하는 유탄 발사기 모듈을 탑재했습니다.
- 이는 하나의 총기에서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 핵심 기술, 공중 폭발탄
- K11의 핵심 기능은 바로 20mm 공중 폭발탄입니다.
- 사격 시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통해 목표물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내장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탄환이 목표물 상공의 최적 지점에서 폭발하도록 탄환의 회전수를 정밀하게 제어합니다.
- 이 기능을 통해 기존의 소총으로는 제압하기 어려웠던 참호나 벽 뒤에 숨은 적에게 효과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 K167 공중 폭발탄과 K168 연습탄이 개발되었습니다.
• 첨단 사격 통제 장치(FCS)
- K11에는 주간/야간 조준을 위한 광학 모듈과 열상 모듈, 그리고 목표물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레이저 거리 측정기가 통합된 최첨단 사격 통제 장치가 장착되었습니다.
- 이 FCS는 K11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였으며, 초기 모델의 무게와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량형에서 재설계가 이루어졌습니다.
• 작동 방식의 차별화
- 5.56mm 자동소총 모듈은 기존 K2 소총과 유사한 가스 직동식, 회전 노리쇠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 하지만 20mm 유탄 발사기 모듈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반자동 방식 대신 수동식인 볼트액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 이는 미국의 XM29가 반자동 유탄 발사기를 목표로 했던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었습니다.
• 인체공학적 고려
- K11은 20대 초/중반의 한국 남성 평균 신체 치수를 기반으로 조준기 조작 패널, 개머리판 길이, 권총 손잡이 등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 실제 사격 테스트와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여 최적의 그립감과 조작 편의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세심한 부가 기능
- 노리쇠 멈치는 H&K G36과 유사한 양손잡이용 디자인을 채택하여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 탄창은 5.56mm 모듈에 30발들이 STANAG 탄창을, 20mm 모듈에 5발들이 박스 탄창을 사용했습니다.
- 발사 모드는 5.56mm 모듈에서 단발 및 3점사를, 20mm 모듈에서 공중 폭발탄 발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끊임없는 문제점과 논란의 늪
2008년 전투적합판정을 받고 2010년 5월 31일부터 대한민국 국군에 야심 차게 보급되기 시작한 K11 복합소총은 곧 심각한 문제점들을 드러내며 '명품 무기'라는 초기의 찬사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 초기 생산품의 잇따른 결함
- K11은 양산 초기부터 심각한 품질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 20mm 고폭탄 사격 시 5.56mm 탄이 함께 발사되는 오류, 20mm 고폭탄 사격 후 5.56mm 사격 불량, 사격 충격으로 인한 소총 축 변형, 탄피 추출 불량, 잦은 탄 걸림, 노리쇠 멈춤 현상, 심지어 조립 불량까지 광범위한 결함이 보고되었습니다.
• 충격적인 폭발 사고의 발생
- K11은 실전 배치 이후 여러 차례의 폭발 사고를 겪으며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 2010년에는 20mm 유탄이 약실 내에서 예기치 않게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양산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 2014년 3월에는 재보급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2차 폭발 사고가 발생하여 대대장 1명, 하사 1명, 병사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핵심 부품, 사격 통제 장치의 치명적 결함과 비리
- K11의 정확도를 책임지는 핵심 부품인 사격 통제 장치 역시 심각한 내구성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 사격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제대로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 결정적으로 2015년에는 사격 통제 장치 제조업체인 이오시스템의 임직원들이 시험 검사 과정에서 충격량을 의도적으로 낮춰 부적합 판정을 피하고 불량 부품을 납품한 사실이 방산비리합수단의 조사 결과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 이들은 시험 장비를 조작하는 수법까지 동원했으며, 결국 관련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 20mm 유탄의 실효성 논란
- 40mm 유탄을 대체하여 분대 화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개발된 20mm 공중 폭발탄의 실제 위력에 대한 의문도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 비록 탄두 길이를 늘여 화약량을 증대시켰다고는 하지만, 파편의 무게나 살상 반경 면에서 기존 40mm 유탄에 비해 부족하다는 야전 부대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K11의 총 파편 수가 40mm HE탄의 72%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 천문학적인 가격의 부담
- K11 복합소총의 높은 단가는 전력화 계획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 1정당 약 1,600만 원, 사격 통제 장치만 약 1,00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은 K2 소총에 비해 20배나 비싼 수준이었습니다.
- 유탄 가격 또한 1발당 16만 원이라는 고가여서 실질적인 훈련에도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 사격 통제 장치의 추가적인 문제점
- 사격 통제 장치는 검은색 물체를 조준할 때 거리 측정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 지나치게 크고 무거운 무게, 그리고 짧은 배터리 수명(약 8시간)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 특히 배터리 방전 시에는 K2 소총에 K201 유탄 발사기를 장착한 것보다 못한 무용지물이 된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 인체공학적 한계
- K11의 높은 전고로 인해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 이는 실전 상황에서 사수의 생존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개량의 시도와 씁쓸한 결말 - K11 Block II와 STG-20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군은 K11의 전력화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개량을 시도했습니다.
• K11 Block II
- 사격 통제 장치를 경량화하고, 탄약에 초소형 지자기 센서를 탑재하여 불발률을 줄이고 파편과 폭발력을 지면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등 기존 K11의 단점을 개선한 모델입니다.
- 무게 역시 5.5kg 수준으로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 하지만 핵심 문제였던 사격 통제 장치의 근본적인 내구성 문제, 짧은 배터리 지속 시간, 그리고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화력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결국 2018년 11월, 블록2 개발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사실상 개발이 중단되었습니다.
• STG-20
- 2019년 ADEX에서 공개된 파생형 모델로, K11 Block II에서 소총 모듈을 제거하고 사격 통제 장치의 디자인을 다시 한번 변경한 형태입니다.
- 볼트액션 장전 방식만 제외하면 미국의 XM25 CDTE와 매우 유사한 외형을 가집니다.
- 하지만 반자동 방식이 아닌 볼트액션 방식이라는 근본적인 한계와 함께, 여전히 별도의 소총을 휴대해야 한다는 점 등 XM25 CDTE가 겪었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어 K11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었습니다.
사업 중단, 그리고 남겨진 뼈아픈 교훈
결국 K11 복합소총 사업은 2019년 12월 4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사업 중단이 결정되면서 20년 가까운 개발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8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제대로 된 전력화는 이루어지지 못했고, 양산된 1,914정 모두 전량 폐기되는 비운을 맞이했습니다.
사업 중단 이후에도 K11과 관련된 법정 공방은 계속되었습니다.
SNT모티브는 K11 사업 실패의 책임이 정부 측의 설계 결함에 있다고 주장하며 약 1,500억 원 규모의 채무부존재확인 및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 이어 2023년 8월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SNT모티브의 손을 들어주며 K11의 하자가 제조상의 문제가 아닌 설계상의 결함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정부의 무기 개발 및 획득 과정에 대한 책임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K11 복합소총 사업의 실패는 대한민국 국군 무기 개발 역사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혁신적인 기술 도입의 중요성과 함께, 철저한 사전 검증, 현실적인 목표 설정, 그리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사업 관리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K11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희망은?
K11 사업의 실패 이후, 대한민국 국군은 K11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새로운 차세대 개인화기 및 유탄 발사기 도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M320 계열을 모티브로 한 국산 유탄 발사기 개발, 그리고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우수한 한국형 40mm 파이크 유도탄 개발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한, K11 사업을 통해 얻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소총 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혁신의 꿈은 꺾였지만, 교훈은 영원히
K11 복합소총은 '세계 최초'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내걸고 시작했지만, 끊임없는 결함과 논란 속에서 결국 실패로 끝난 비운의 무기입니다.
하지만 K11 사업의 실패는 대한민국 국군에게 값진 교훈을 남겼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실질적인 전력 증강에 기여할 수 있는 무기 체계 개발에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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