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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 차륜형 장갑차, 바라쿠다 장갑차 / 평화 수호의 역군, 그 발자취를 따라

독거청년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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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군이 지구 반대편의 위험 지역에서 평화 재건과 인도적 지원 임무를 수행할 때, 장병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했던 믿음직한 존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산 차륜형 장갑차 바라쿠다(BARACUDA)입니다. 경찰 임무에서 파병 부대의 핵심 기동 장비로 거듭나기까지, 바라쿠다의 개발 배경부터 상세 특징, 해외 운용 활약상, 그리고 역사 속으로 퇴역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이번 포스팅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차륜형 장갑차 바라쿠다 이미지
섬네일

갑작스러운 탄생 배경 - 이라크 파병이 불러온 '바퀴 달린 장갑차'의 필요성

바라쿠다는 원래 대한민국 육군의 장비 소요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4, 이라크 자이툰 부대 파병이 결정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당시 육군은 고강도 분쟁 지역에서의 병력 및 물자 수송, 기동 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차륜형 장갑차 전력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민수용 트럭에 최소한의 방호력을 갖춰 사용하기도 했으나, 이는 장병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국민적 우려와 함께 신속한 대책 마련 요구가 빗발쳤고, 국방부는 해외 파병 부대에 투입할 차륜형 장갑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때 구원의 투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바라쿠다 장갑차였습니다.

 

 

 

 

바라쿠다 장갑차 개발

바라쿠다는 대우종합기계(현 한화 디펜스)가 과거 독일 티센(Thyssen)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하여 경찰특공대에 납품했던 TM170 차륜형 장갑차의 조립 생산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TM170의 개량형이나 면허 생산 모델로 오해하기 쉽지만, 단순히 라이선스 생산이 아닌 차대(벤츠 UNIMOG)를 기반으로 상부 차체 및 내부 설계를 독자적으로 진행한 국산 독자 개발 장갑차라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생산은 신정개발이 담당했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경찰의 대테러 및 치안 유지 임무에 맞춰 설계되었으나, 파병이라는 새로운 임무에 맞춰 일부 사양이 조정되었습니다.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1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1

 

 

 

제원 및 상세 특징 -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는 유연성

바라쿠다는 비교적 소형의 4륜 구동 차륜형 장갑차로써 뛰어난 기동성과 다목적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라쿠다(BARACUDA) 차륜형 장갑차 주요 제원

제원 항목 내용 비고
전투 중량 10.4 ~ 11.7 초기 자료 12.3톤 표기되었으나 최종 생산 단계에서 감량된 것으로 보임
탑승 인원 승무원 2+ 승차 보병 10 12명 탑승 가능
승차보병 10
전장 6.27m -
전폭 2.48m -
전고 2.42m -
엔진 Daimler-Chrysler OM924LA (218 hp) 일부 자료 213마력 표기
이 엔진은 유니목 차량에도 사용되는 검증된 파워팩
최고 속도 시속 100Km 일부 자료 93km/h 표기
항속 거리 1,000 ~ 1,160Km 장거리 작전 및 이동에 유리한 항속 거리를 확보
무장 K6 중기관총 x 1 차체 상부 거치
초기 계획 단계에서는 K200 장갑차의 12.7mm 포탑 장착도 고려되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차체 상부에 K6 중기관총 1문을 장착

 

 

바라쿠다는 4륜 구동 방식과 독립 현가 장치를 통해 험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차체 장갑은 전면 기준으로 7.62mm 철갑탄(AP)을 방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화기 공격으로부터 탑승 인원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타이어에 구멍이 나더라도 시속 30km의 속도로 약 70km까지 주행 가능한 런플랫(Run flat) 타이어를 장착하여 지뢰나 급조폭발물(IED) 공격 등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RPG-7과 같은 대전차 화기에 대비하기 위해 슬랫 아머(Slat Armour) 장착이 계획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RPG 탄두가 본체에 부딪히기 전 슬랫에 먼저 접촉하여 폭발을 유도함으로써 본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슬랫 아머 장착 시 차량의 전폭이 넓어져 좁은 시가지나 도로에서의 기동에 제약이 발생하면서 실제 자이툰 부대 운용 시에는 상황에 따라 제거되기도 하는 등 운용상의 제약이 있었습니다.

 

임무 수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옵션 장비가 적용될 수 있었습니다.

 

CCTV 카메라를 통한 주변 감시, 야간 작전을 위한 서치라이트,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한 GPS, 전방 장애물 제거를 위한 소형 도저 블레이드, 그리고 경고 방송을 위한 확성기 등이 장착 가능했습니다.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2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2

 

 

 

해외 파병 부대의 든든한 동반자 - 자이툰과 동명 부대의 발이 되다

바라쿠다 장갑차는 대한민국 국군 장비 중에서도 해외 파병 부대에 가장 특화되어 운용된 사례 중 하나입니다.

 

1) 이라크 자이툰 부대(2004-2008)

바라쿠다가 최초로 투입되어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운용된 곳입니다.

 

자이툰 부대의 주요 임무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 지역에서의 평화 유지, 재건 지원, 의료 지원 등이었습니다.

 

바라쿠다는 이 지역의 도로 순찰, 기지 경계, 주요 인사 및 물자 수송,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 병력 전개 등에 활용되었습니다.

 

IED나 소화기 공격의 위험이 상존하는 환경에서 바라쿠다는 장병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든든한 이동 수단이 되어주었습니다. 당시 K200 포탑이 아닌 K6 중기관총을 장착하고 운용되었습니다.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3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3

 

 

2) 레바논 동명 부대(2007-현재)

동명 부대가 유엔 평화 유지군(UNIFIL)의 일원으로 레바논에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바라쿠다를 운용했습니다.

 

동명 부대의 주 임무는 작전 지역 내 감시 및 정찰, 순찰, 검문소 운영, 레바논군 지원 등입니다.

 

바라쿠다는 이 지역의 도로망을 따라 기동하며 정찰 및 경계 임무를 수행했고, 무장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장병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동명 부대에서의 운용 경험은 바라쿠다의 성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명 부대에서는 조종수와 팀 리더가 전방에 탑승하고 후방 캐빈에 분대 규모의 병력이 탑승하여 기동 정찰 및 상황 발생 시 즉각 하차하여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용되었습니다.

 

파워 핸들과 자동 변속기 덕분에 궤도 장갑차에 비해 조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파병 인원들을 대상으로 단기간 교육 후 운용할 수 있었습니다.

 

동명 부대에서 운용되던 바라쿠다 10대는 2018, 레바논군에 무상으로 공여되었습니다.

 

이후 동명 부대는 바라쿠다 대신 국산 소형 전술 차량인 K-151을 운용하게 됩니다.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4
바라쿠다 장갑차 사진 4

 

 

 

해외 수출 및 기타 운용 현황

바라쿠다는 대한민국 국군 외에도 여러 국가에 수출되어 운용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 경찰 특공대에서 상당수 운용하고 있으며, 2001년 초도 수출 이후 2022년까지 추가 수출이 이루어졌습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도네시아 경찰에 꾸준히 바라쿠다 및 관련 기술을 수출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라크

- 2004년에서 2005년 사이에 12대가 수출되어 현지 군/경에 운용되었습니다.

 

말레이시아

- 2009년 경찰용으로 20대가 도입되었습니다.

 

레바논

- 동명 부대에서 무상 공여받은 10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도방위사령부의 노후화된 KM900 차륜형 장갑차를 대체할 후보로 바라쿠다가 거론된 적이 있었습니다.

 

도로망이 잘 발달된 수도권에서의 대테러 및 신속 출동 임무에 궤도 차량인 K200A1보다 차륜형인 바라쿠다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실제 대체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KM900의 빈자리는 K808 차륜형 장갑차가 채우게 되었습니다.

 

바라쿠다를 생산했던 신정개발은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S5 차륜형 장갑차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물상에서 해체되는 바라쿠다 사진이 돌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으나, 이는 실제 운용되던 바라쿠다가 아닌 S5의 시제 차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군에서는 한번 도입한 주요 장비를 쉽게 폐기하는 일은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라쿠다 장갑차 운용 과정에서 장병들의 만족도를 높였던 의외의 요소들도 있었습니다.

 

당시 국군 주력 장갑차에 없던 에어컨이 장착되어 무더운 파병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었으며, 일부 차량에는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가 있어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기도 했습니다.

 

 

 

 

바라쿠다의 퇴역, 그리고 남겨진 과제

바라쿠다 장갑차는 2024년부로 대한민국 국군에서 공식적으로 퇴역했습니다.

 

2004년 급작스럽게 도입되어 약 20년간 해외 파병 현장을 누비며 우리 장병들의 안전을 지켰던 바라쿠다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바라쿠다의 퇴역 이후 현재 대한민국 국군에는 바라쿠다의 역할을 직접적으로 계승하는 단일 모델은 없습니다.

 

이는 바라쿠다가 특정 목적인 해외 파병에 맞춰진 차량이었고, 그 사이 국내 전장 환경 변화 및 방위 산업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그리고 미래 전장의 복잡하고 다변화된 요구 사항에 맞춰 더욱 향상된 성능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차륜형 장갑차들이 개발 및 도입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육군은 바라쿠다보다 방호력, 기동성, 화력 등이 강화된 K808, K806과 같은 차륜형 장갑차들을 운용하며 기동화 및 입체 고속 기동 전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라쿠다 장갑차는 짧은 운용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군의 해외 파병 임무 수행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국산 차륜형 장갑차 기술 발전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해외 파병 장병들에게 든든한 기동력과 생존성을 제공했던 바라쿠다의 발자취는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와 함께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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