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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군의 선구자,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 역사, 성능, 논란, 그리고 미래 전망

독거청년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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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급 구축함(KDX-I)은 대한민국 해군이 단순한 연안 방위에서 벗어나 광활한 해양에서 작전 능력을 갖춘 대양해군으로 나아가게 한 기념비적인 존재입니다. 1990년대 후반 취역하여 현재까지 우리 영해를 굳건히 수호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능 개량과 함께 여러 논란 속에서도 그 중요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의 상세한 면모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광개토함급 구축함 이미지를 이용한 섬네일
섬네일

광개토대왕급 구축함(KDX-I)?

광개토대왕급 구축함(DDH-I)'한국형 구축함'(KDX)[1] 사업을 통해 전력화한 대한민국 해군의 첫 국산 구축함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1980년대 울산급 호위함(FF)과 포항급 초계함(PCC)을 건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배수량, 더 나은 탐지체계, 수직발사체계(VLS)와 근접 방어 무기 체계(CIWS), 헬기 탑재용 격납고와 이착함 갑판을 갖춘 한국형 구축함(KDX-I)을 계획하게 됩니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도입 이전 대한민국 해군은 북한을 상대하는 데 주력하는 연안해군이었으나, 광개토대왕급 도입으로 원양항해 능력과 현대적 전투능력을 갖춘 대양해군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KDX-I 사업은 작전, 훈련, 수리 3직제에 필요한 최소 수량인 3척 취역으로 2000년에 마무리되고, 대양 작전을 위해 배수량을 확대하고 스텔스 설계를 적용한 KDX-II 사업(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으로 이어집니다.

 

 

 

 

탄생의 배경 - 대양해군을 향한 첫걸음 (KDX-I 사업)

1980년대 당시 대한민국 해군은 주로 미국으로부터 인수한 노후화된 '플레처급''기어링급' 구축함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 함정들은 2차 세계대전 시기 건조된 함정들로, 이미 40년 이상의 함령을 기록하며 현대화된 해상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군은 독자적인 함정 건조 능력을 확보하고, 보다 넓은 해역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한 3,000톤급 헬기 탑재 구축함을 건조하려는 한국형 구축함(KDX: Korea Destroyer eXperimental) 사업을 구상하게 됩니다.

 

KDX-I 사업은 단순한 전력 증강을 넘어, 우리 해군이 세계 유수의 해군처럼 독자적인 함정 설계 및 건조 기술력을 갖추고, 미래 해양 주권 수호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국가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었습니다.

 

1989년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이 시제 업체로 선정되어 기본 설계를 시작했으며, 설계 과정에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들이 적용되었습니다.

 

승조원들의 거주성 향상, 화생방 집단 보호체계, 내충격성 강화, 소음 감소 기술 적용, 그리고 고강도 강철인 고장력강 선체 재질 채택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선체 상부 구조물에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하여 발생할 수 있는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분할 방식 설계를 도입한 것은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기술적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설계와 건조 과정을 거쳐 19961028, KDX-I 사업의 첫 결실인 광개토대왕함(DDH-971)이 진수되었고, 이후 을지문덕함(DDH-972), 양만춘함(DDH-973)이 차례로 건조되어 200071일까지 총 3척이 우리 해군에 실전 배치되며 KDX-I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척당 약 2,100~2,4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사업은 이후 한국형 구축함 사업인 KDX-II(충무공이순신급), KDX-III(세종대왕급), 그리고 KDX-II Batch-II(정조대왕급) 구축함 개발의 중요한 토대이자 성공적인 시금석이 되었습니다.

 

 

 

1번함 광개토대왕(DDH-971)
1번함 광개토대왕(DDH-971)

제원 및 특징 - 다재다능한 '헬기 탑재 구축함'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길이 135.4m, 만재 배수량 3,900톤급으로 건조 당시 한국 해군 함정 중 가장 큰 규모와 현대적인 무장 및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함급 분류명인 DDH(Destroyer Helicopter)'헬기 탑재 구축함'을 의미하며, 해상작전헬기 운용 능력에 큰 비중을 두었음을 나타냅니다. 실제 슈퍼 링스(Super Lynx) 헬기 2대를 탑재할 수 있는 넓은 격납고와 이착함 갑판을 갖추고 있어 대잠 작전 및 수색 구조 임무에 유용성을 더합니다.

 

1) 제원

분류 제원/특징 비고
함종 구축함 (DDH: Destroyer Helicopter)  
만재배수량 3,900 경하 3,200
길이 135.4m  
14.2m  
높이 36.5m  
흘수 4.2m 선체가 물속에 잠긴 깊이
최대 속력 30노트 (55.56km/h)  
항속 거리 4,500NM (8,334km) / 20노트  
승조원 220(최대 286) 성능개량 후 감소 기대
추진 방식 CODOG (Combined Diesel Or Gas) 경제성 및 고속 기동성 확보
가스터빈 엔진 GE LM2500 2(58,200 hp) 고속 항해 시 사용
디젤 엔진 MTU 20V 956 TB82 2(8,000 hp) 저속 항해 시 사용 (쌍용중공업 라이선스 생산)
2차원 대공 레이더 레이시온 AN/SPS-49(V) 2D  
3차원 대공/대함 레이더 시그널 사 MW-08  
항법 및 대수상 레이더 대우 SPS-95K(STX엔진주식회사)  
사격통제 레이더 시그널 STIR 180 EOTS(전자광학추적장비) 포함
IFF (피아 식별기) 레이시온 AN/UPX-27K IFF × 2  
선체고정식 음탐기 아틀라스 DSQS-21BZ (함수)  
예인선배열음탐기 (TASS) SQR-220K
SQR-250K
성능개량 통해 국산 최신형으로 교체
채프/플레어 발사기 CSEE DAGAIE MK.2 × 4 기만 장비
어뢰 기만 디코이 SLQ-261K 어뢰음향대항체계(TACM)  
ECM/ESM ARGOSystems AR 700 (ESM)
APECS 2 (ECM)
전자전 장비
전투체계 BAE SEMA SSCS Mk.7 기반 KDCOM
한화시스템 Baseline 2.31
성능개량으로 국산화
데이터링크 KNTDS Link-11 전술데이터링크, Link-16  
함포 오토멜라라 127mm 54구경 컴팩트 × 1  
CIWS SGE-30 골키퍼 근접방어무기체계 × 2  
함대함 미사일 RGM-84D 하푼 4연장발사통 × 2  
함대공 미사일 Mk.48 VLS 16(RIM-7 시스패로우 P)  
어뢰 324mm 3연장 어뢰발사관 × 2
(Mk 46 Mod 5, 청상어 경어뢰)
 
폭뢰 KMk. 9  
탑재 헬기 슈퍼 링스 2(UH-60 착함 불가)  

 

 

 

2) 주요 특징 상세

오토멜라라 127mm 함포

- 함정 규모에 비해 큰 구경의 함포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 빠른 발사 속도를 가졌으나, 과도한 중량으로 인한 함수 구조에 대한 우려와 유럽제 특유의 잦은 잔고장, 높은 유지비용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좃도멜라'라는 비공식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 결국 후속함인 충무공이순신급부터는 미국제 Mk.45 5인치 함포로 교체되었습니다.

 

Y자형 연돌

- 광개토대왕급의 외형상 가장 독특한 특징입니다.

- 이는 고열의 배기열이 후방의 SPS-49 레이더 성능에 간섭하여 왜곡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기열을 분산시키려는 기술적 목적에서 도입되었습니다.

- 단순한 스텔스 기능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모듈형 설계 및 스텔스 요소

- 당시 최신식이던 모듈형 설계를 영국으로부터 기술 이전 받아 적용했습니다.

- 본격적인 스텔스 설계는 아니지만, 최소한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나 방사 소음 저감에는 노력이 기울여졌습니다.

- 또한 데미지 컨트롤과 내충격 설계가 도입되어 치명적인 타격에도 모든 전투력을 잃지 않도록 핵심 장비 체계의 백업과 이중 장치 체계가 구현되었습니다.

- 이는 이전 울산급 호위함에서는 볼 수 없던 발전된 부분이었습니다.

 

 

 

 

성능개량 사업 - 위협에 대한 대응과 국산화의 노력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20년 이상 운용되면서 노후화와 함께 구형 전투체계의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기존 전투체계는 파워서플라이 보증 만료로 인한 원인불명의 다운 현상이 잦았고, 부품 단종 문제까지 겹쳐 효율적인 작전 운용에 큰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2018년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위협 비행 사건 당시 광개토대왕함이 전투체계 다운으로 인해 임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는 이러한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격통제장치가 다운되어 일본 초계기를 촬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으며, 전투체계가 수시로 재부팅되거나 대부분 꺼놓았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일부 군사 커뮤니티에서는 전투체계를 프로그래밍한 언어가 개발사 자체 언어여서 기술 습득이 어려웠고, 관련 기술자들이 퇴직하면서 더 이상의 시스템 수정보완이 불가능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대한민국 해군은 노후 함정의 성능을 유지하고 현대전 환경에 적합하도록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2013년부터 KDX-I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674.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2016년 한화탈레스(한화시스템)가 전투체계 개발 사업을 수주하여 2021년까지 총 66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2번함 을지문덕(DDH-972)
2번함 을지문덕(DDH-972)

성능개량의 주요 내용

국산 전투체계 교체

- 노후화된 외산 전투체계를 한화시스템 Baseline 2.31 기반의 국산 전투체계(KDCOM)로 전면 교체했습니다.

- 이로써 표적 관리 능력은 3배 이상, 정보 처리 속도는 100배 이상 증가하여 획기적인 전투 지휘 능력 향상을 이루었습니다.

- 또한 인천급, 대구급 호위함에 탑재된 전투시스템과 동일한 계열로, 함정 간의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신형 예인선배열음탐기(TASS) 탑재

- 대잠전 능력 강화에 필수적인 요소인 수중 표적 탐지 및 추적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 대구급 호위함에서 운용 중인 신형 SQR-250K 예인선배열음탐기로 교체되었습니다.

 

LINK-16 전술 데이터링크 시스템 도입

- 아군 함정 및 항공기와의 실시간 정보 공유 및 연동 능력을 강화하여 효과적인 합동 작전 수행이 가능해졌습니다.

- 이를 통해 적 잠수함을 직접 타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군과 연계하여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광개토 대왕급 구축함 무장내용 - 출처: 국방부 공식 블로그
광개토 대왕급 구축함 무장내용 - 출처: 국방부 공식 블로그

성능개량 사업은 20209월 양만춘함(DDH-973)이 첫 완료 및 인도되었고, 202110월 광개토대왕함(DDH-971), 202112월 을지문덕함(DDH-972) 순으로 완료되어 모든 함정이 새로운 전투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량을 통해 전투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승조원 수도 약 22명 이상 감축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성능개량의 한계와 논란

성능개량의 경우 일부 아쉬운 점도 존재했습니다.

 

핵심적인 방공 미사일인 RIM-7 시스패로우는 단종된 지 오래되었고, 한국군의 비축량도 적으며, 광개토대왕급 외에는 운용하는 함정이 없어 성능개량 사업에서 교체가 배제되었습니다.

 

또한, SM-2와 해궁 미사일을 운용하는 다른 구축함들과의 효율성 문제, 그리고 광개토대왕급 자체의 탐지 및 동시 교전 능력 한계로 인해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 도입 소문 또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과 커뮤니티에서는 함정의 노후화와 비용 효율성을 고려할 때, FFX Batch-IV급의 신형 호위함이 취역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개토대왕급의 방공 능력에 대한 대규모 개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결국 "FFX Batch-IV가 배치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정도로만 개량될 듯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3번함 양만춘(DDH-973)
3번함 양만춘(DDH-973)

 

 

청해부대 운용 논란과 현대 해상 위협에 대한 시사점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해역 함대의 기함 역할을 수행하며 해상 방위의 핵심적인 임무를 맡아왔습니다.

특히 광개토대왕함은 1998년 부산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탑승하는 좌승함 역할을 수행하며 대한민국 해군의 상징적인 함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2004년에는 화재에 휩싸인 러시아 어선 알마츠호의 선원 71명을 구조하는 인도주의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들어 북한의 도발이 거세지고,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의 노후화가 심해져 도저히 실전을 감당하기 어려움에 따라, 20235월부터는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청해부대) 전담함으로 운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이들의 빈자리는 인천급, 대구급, 충남급 호위함이 메꿀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실제로 광개토대왕함(DDH-971)이 청해부대 제40진으로 출항하며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과 임무를 상호 교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02312월부터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일명 '번영의 수호자 작전')이 격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후티 반군이 순항미사일과 대량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하자, 광개토대왕급으로는 이러한 최신 대공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서는 당시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조차 수많은 드론 공격에 팰렁스 CIWS로 겨우 격추하는 고전을 겪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광개토대왕급의 방공 능력으로는 최신 위협에 전혀 대응이 불가능한 '뒤쳐진 함정'이 되었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결국, 42진 청해부대부터는 방공 능력이 더 뛰어난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이 다시 파병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이 현대 전장의 급변하는 위협, 특히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 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북한 또한 다량의 드론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민국 해군 입장에서는 광개토대왕급의 향후 운용 방향과 역할 재정립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해졌습니다.

 

 

 

 

 

광개토대왕급의 현재와 미래 전망

현재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3척은 모두 성능개량을 완료하고 우리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 이후 함령 25주년을 넘어서면서 수명 연장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각종 전자장비, 케이블, 기관, 선체 보강 등을 통해 함정의 수명을 10년가량 증가시켜 FFX Batch-IV급 호위함 등 신형 함정들이 전력화될 때까지의 공백을 메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최신예 함정들에 비하면 한계가 명확하고, 현대 해전의 양상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 보강이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광개토대왕급은 한국 해군이 독자적인 함정 건조 능력을 확보하고 대양해군으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된 함정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유지보수와 제한적인 성능 개량을 통해 우리 영해를 든든히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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