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이야기

반려동물을 키우면 안되는 사람 / 학대받은 장모 치와와

독거청년 2023. 4. 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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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 치와와 별이 이야기

 

올해 202334일 제 가족이 된 막내 장모 치와와 별이

2021109일에 태어나(정확하지 않아요) 제 가족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하나씩 풀어볼까 합니다.

글이 길고 복잡하지만 한 번 읽어보시고 반려견을 키우시는 모든 분들이 이런 잘못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가족이 되기 전

  내       용 기 간
1 2021109일에 태어나(처음 입양을 제안 받았을 때는 216월에 태어났다고 하셨습니다) 8개월간 펫샵에서 분양되지 않고 장식장에 전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8개월
2 첫 보호자에게 분양되었지만 약 1년간 함께 지낸 후 이사문제로 더는 별이를 키울 수 없어서 보호자의 동생분에게 보내집니다. 1
3 동생분은 기존 몰티즈를 키우고 계셨고 별이를 입양해서 키웠지만(몇 개월 정도 키우셨다고 하는데 과연?) 몰티즈와 별이가 너무 안 맞아서 그냥 별이를 울타리 안에 가둬놓고 키우셨다고 합니다. 2~3개월
4 별이와 몰티즈의 문제 때문에 도저히 함께 키울 수 없어서 애견 미용실에 미용하러 갔다가 아이를 입양해줄 곳이 있는지 부탁하셨다고 하네요.
부탁한 날이 32일입니다.
 
5 그리고 애견 미용실에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장모 치와와를 키우고 있는 보호자가 저밖에 없어서 저에게 전화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별이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제가 입양 받겠다고 말씀드렸고(첫째 리치의 분리불안 문제로 한 마리 더 입양할 생각을 늘 갖고 있었거든요) 하루가 지난 34별이를 만났습니다.

 

. 여기까지가 별이를 만나기 전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죠?!

 

분명 20233월 기준으로 태어난 지 18개월 된 아이인데 펫샵에서 8개월 + 첫 보호자와 12개월 + 두 번째 보호자와 2~3개월. 딱 봐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넘치네요.

 

그리고 별이생일이 10월이라고 하셨지만 처음 애견 미용실에서 연락받았을 때 6월에 태어난 아이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아이 생일도 제대로 모를 정도라면 과연 제대로 된 보호자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펫샵 8개월에 전 주인과 6~8개월 정도 지낸 뒤 그다음 보호자에게 보내진 듯해요.

 

아니 보내진 게 아니라 버림받았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합니다.

 

최소 반려견 보호자라면 자신이 이사할 집에 반려견을 함께 키울 수 있을지 없을지 정도는 알아보고 이사를 결정하는 게 기본적인 상식인데 이사할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어서 파양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건 첫 번째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겠죠.

 

그리고 두 번째 보호자 역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것이 곳곳에서 보이고요.

 

이제 그 이야기를 한 번 해볼게요.

 

 

 

가족이 된 후 알게 된 사실들.

 

태어나 산책을 한 번도 못 한 강아지...

 

별이는 저에게 오기 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산책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첫 번째 보호자는 물론이고 두 번째 보호자 역시 산책을 못 시켰다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 보호자의 말에 의하면 산책을 시키려 한 번 밖에 데리고 나갔는데 별이가 땅바닥에서 꼼짝을 안 해서 그 뒤로는 산책을 시킬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단 한번도 밖에서 산책하지 못한 '별이'의 발 사진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에게 처음 왔을 때 별이의 발 상태입니다.

 

발바닥의 젤리가 완전 핑크빛인 거 보이시죠?!

 

정말 바깥 활동이 없는 상태라는 것을 발바닥만 봐도 알 수 있죠.

 

 

 

 

배변 훈련의 부재

 

별이가 새로운 가족이 된 그 날부터 우리 집 세탁기는 이불코스로 하루에 최소 3~4, 많을 때는 7번까지 돌아갔습니다.

 

거의 낮에는 계속 돌아갔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별이가 배변 훈련이 전혀 되어있지 않아서 대변과 소변을 그냥 자기가 있는 장소에다가 하더라고요.

 

위불위, 침대 패드 위, 베게 위, 카펫 위, 그냥 방바닥, 심지어 강아지 방석 위까지.

 

그래서 첫날부터 배변 훈련을 진행했지만 이미 성견이 되어버린 상태여서 그런지 훈련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적응되지 않은 탓인지 계속해서 자신의 집으로 사용하는 이동장 안으로 숨으려고만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살았던 거야?!

 

그리고 며칠 후 직전 보호자와 카톡을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새로운 보호자가 되었는데 전 보호자에게 무사히 잘 키우고 있다는 내용은 보내주는 게 예의인 듯 같아서 사진을 첨부해서 메시지를 보냈지요.

 

그러면서 별이의 배변 훈련 부재와 정확한 생년 월일을 여쭤봤는데 정말 가관이더라고요.

 

전 보호자와의 카톡 내용1
전 보호자와의 카톡 내용 2

 

별이가 왜 배변 훈련이 안 되어 이렇게 이곳저곳에 마음대로 볼일을 보는지도 알 수 있었고 그동안 별이를 어떻게 대했는지도 알 수 있었죠.

 

'별이'는 그냥 좁은 공간에 감금되어 있던 거에요.

 

 

제가 처음 별이를 입양할 때 함께 받은 별이물품이 집으로 사용된 작은 이동 가방 하나, 강아지 울타리, 그리고 플라스틱 밥그릇, 사료 한 봉지, 별이가 입고 있던 너무나도 커다랬던 옷. 이렇게 다섯 가지 품목을 받았어요.

 

제대로 맛은 옷 하나 없고, 하네스나 목줄도 없고, 밥그릇도 싸구려 플라스틱. 두 칸으로 되어있어서 한쪽은 사료, 한쪽은 물. 그것마저도 제대로 세척이 안 돼서 기름기 절어 있던.

 

제대로 된 장난감 하나 없이 자신의 물건이 없었던 별이의 지난 생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했던 것은 별이가 집으로 사용하는 이동장 이었습니다.

 

안에 곰팡이가 잔뜩 핀 곳에서 지냈던 별이....

 

별이가 계속 지냈던 곰팡이핀 이동장의 모습 사진

 

저는 집에 오자마자 이동장을 폐기했거든요. 다행히 비슷한 크기의 리치가 사용했던 이동장이 있어서 그걸 우선 별이의 집으로 삼았어요.

 

아무래도 갑자기 사방이 뚫려있는 강아지 쿠션을 이용하게 하는 건 별이입장에서 매우 불안한 변화라고 생각해서 비슷한 제품으로 입구는 뚫려있고 나머지는 막혀있는 이 동장을 주었습니다.

 

'리치'가 비만이 되기전 사용했던 이동장 - 깨끗한 새집을 마음에 들어하는 '별이'의 모습 사진

 

 

 

 

관리를 전혀 안해준 보호자들

 

그리고 아이와 검진을 갔는데 나이에 비해서 치석이 너무 심해서 치석을 제거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유치 중 하나가 덜 빠졌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전신마취를 해야 스케일링할 수 있다는 소리에 잠시 고민했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스케일링 일정을 잡았는데 사달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아이들 목욕을 할 때 항문낭을 함께 짜주는데 별이는 항문낭에서 분비물이 거의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이유가 있었습니다.

 

며칠 전 산책하는데 항문 쪽이 벌레 물린 것처럼 잔뜩 부풀어 올라서 깜짝 놀랐는데 단순하게 벌레에 물렸거나 풀독이 올랐다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 그날 하필 리치도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앞발을 삐끗해서 아파했거든요.

 

그래서 별이이 상태를 깜빡 잊고 다음 날 오전에 리치만 동물병원에 가서 검진하고 주사 맞고 약 처방 받아 왔거든요.

 

그리고 아이들과 산책하러 나갔는데 별이의 부풀어 오른 부분이 터지면서 각종 고름과 피가 쏟아져 내렸어요.

 

깜짝 놀라서 부랴부랴 다른 견주분들에게 아이들을 맞기고 별이를 데리고 가까운 동물병원에 갔습니다.

 

진단 결과는 항문낭파열.

 

 

수술 후 마취가 깨는 동안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항문낭 한쪽은 말라버린 분비물이 꽉 차서 통로가 완전히 막혔고 파열된 부분은 통로는 반쯤 막혀있었고 그 부분이 곪아서 터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결국, 내용을 종합해 보면 전 보호자들은 별이의 항문낭도 제대로 짜주지 않았던 거에요.

 

제가 목욕하면서 항문낭을 짤 때 양이 상당히 적게 나온 이유이기도 하구요.

 

 

수술 후 다시 아이들이 산책 중인 잔디밭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들이 산책을 마칠 동안 별이는 개모차 위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쉬고 있었습니다.

 

수술후 마취에서 깨어나길 기다리며 강아지 유모차 위에서 쉬고있는 '별이' 사진

 

덕분에 치석 제거 스케일링은 뒤로 미뤄졌고 별이는 완전히 다 낳을 때까지 넥카라를 착용해야 하고, 갑작스러운 지출로 제 지갑은 얇아지고.

 

이래저래 서로에게 힘든 일이 벌어졌네요.

 

 

 

 

수술후 '별이'의 상태

 

다행히 별이는 수술 후 전신마취 후유증 없이 잘 회복하고 있습니다.

 

처음 넥카라를 착용했을 때 불편해했지만 1시간도 안 돼서 적응했고 다음 날부터 정상적으로 산책도 다니고 있습니다.

 

수술 다음날 넥카라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별이' 사진

 

넥카라를 착용한 상태에서 산책을 즐기는 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처방받은 약도 꾸준히 하루 두 번 먹고 있고 연고도 잘 바르고 있습니다.

 

다시는 별이에게 이런 의외의 상황들이 생기지 않도록 더 신경 써서 보살펴 주겠습니다.

 

 

 

 


 

 

그리고 반려견을 키우시는 모든 분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남들이 키우니 나도 한 번 키워볼까?’

 

티브이에서 나온 저 강아지 너무 예쁘다. 한 번 키워봐야지.’

 

요즘 유행이 동물 키우는 거니까 나도 한 번 강아지 키워볼까?’

 

라는 무식한 생각으로 키우시면 절대 안 됩니다.

 

반려견은 가족입니다.

 

내 가족이기 때문에 평소 잘 돌봐주고 마지막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절대로 키우지 마세요.

 

작고 어린 개체지만 이 또한 하나의 생명이라는 점!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나쁜 강아지는 없습니다.

 

나쁜 보호자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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