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치와와 '리치'와의 첫 만남.
리치를 만나기 전
저는 40대 중반 독신남, ‘독거청년’입니다.
오늘은 삼 남매 중 첫째인 ‘리치’와의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2021년~2022년은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아버님 건강이 극도로 나빠지셔서 제가 하던 일을 모두 중지하고 제가 거주하고 있던 울산에서 아버님이 계신 경기도 부천으로 올라가 아버님 병간호에 매달렸고 그 과정에서 가족 형제간의 우애도 돈 앞에서는 얼마든지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기였었죠..
저의 모든 사생활을 포기하고 아버님 병간호에 매달렸지만 결국 아버님께서는 소천하셨고 한동안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아버님 장례식과 남겨주신 유산과 빛 문제가 꽤 심각해서 맘고생을 진짜 많이 했었습니다.
아무튼, 대강 일을 수습하고 햇수로 2년 만에 돌아온 울산의 제집은 그동안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 있어서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곰팡이와 냉장고 안 음식들 그리고 이불과 옷가지들….
이것저것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 무렵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울산에서 함께 일하다가 경기도 김포로 이사를 가셨던 분께서
장모 치와와 한 마리가 있는데 보호자가 더는 아이를 보살필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한번 맡아보면 어떻겠냐는 전화였죠.
사실 아버님 병간호를 하기 전 제가 키우던 아이 중 한 마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남아있던 한 아이는 그분께서 저 대신 맡아서 키워주고 계셨거든요.
다시 그 이이를 찾아올까도 고민해 봤었지만 이미 저와 떨어진 시간도 많이 지났고 새 보호자와의 생활에 완전 적응을 했었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라면 제가 다시 데리고 오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거든요.
아무튼, 전화를 받고 바로 다음 날 새벽, 전국이 태풍으로 몸살을 알았던 날 저는 비바람으로 운전하기 곤란할 정도의 날씨를 뚫고 울산에서 경기도 김포로 이동을 했습니다.
아이를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새벽부터 멀고 험난한 길을 뚫고 운전대를 잡았죠.
그리고 처음 만난 ‘리치’…….
너무도 작고 여려 보였습니다.
전 보호자께서 ‘리치’의 슬개골 문제를 인지하고 몸무게 관리를 너무 혹독하게 하고 계셔서
‘리치’는 적정 체중에 한 참 모자란 2kg의 무게를 유지하고 있었어요.
‘리치’가 다른 장모 치와와들보다는 살짝 큰 크기여서 2kg의 몸무게는 리치의 등뼈와 갈비뼈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의 저체중 상태였죠.
더군다나 전 보호자 분께서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던 상황에서 ‘리치’를 키우고 계셔서 제대로 된 산책이나 놀이가 별로 없었던 상황이었고 늘 방에만 갇혀 지내고 있었다고 하네요.
아무튼 ‘리치’를 받아서 다시 울산으로 내려오는 길은 더 험난했습니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빗줄기와 바람이 다시 거세지기 시작했고 주인이 바뀌면서 오는 스트레스와 400km가 넘는 긴 여정은 리치를 몹시 불안하게 했었죠.
그래서 김포에서 다시 울산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휴게소 대부분과 졸음 쉼터를 들렀고 무려 12시간 가까이 걸려서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리치와 저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분리불안이 무척 심했던 리치…….
이제는 우리 가족 장남으로 자신의 위치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너무 신기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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